무료 주식거래 앱 Robinhood, 대규모 VC 투자 유치의 배경과 앞으로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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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국내외에서 전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특히 수수료가 없는 무료 주식거래(zero-fee trading) 앱인 Robinhood에 대한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이 발표되었는데, 그 투자 규모를 자세히 살펴보면 실로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이미 약 9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Robinhood가 올해 5월과 7월, 그리고 8월에 각각 2억 8,000만 달러와, 3억 2,000만 달러 및 2억 달러를 유치하면서 올해에만 총합 8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4개월이라는 단기간 내 8억 달러의 투자금이 몰리며, Robinhood의 기업가치는 112억 달러에 육박하게 되었다.

물론 Robinhood 뿐만 아니라 TD Ameritrade, Charles Schwab, E-Trade 등의 주식 중개 서비스들이 올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브로커리지 산업 전반에 걸친 거래볼륨 증가와, 신규 투자자 급증에, 저금리 시대 코로나로 인한 주식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미국 정부의 재난지원금 배부와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 붐을 반영하는 단어가 바로 Robinhood인데, Robinhood에 VC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두 가지 이유와, 이들에게 남겨진 숙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수수료가 없는 Robinhood의 수익모델에 의문을 품었다면, 이를 해소할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Robinhood에 VC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두 가지 이유

1. Robinhood의 탄생, 그리고 Robinhood가 가져온 혁신을 결국 수용한 전통 기업들

지난 2013년, 두 명의 젊은 기업가인 Vladimir Tenev(33세), Baiju Bhatt(35세)가 무료 주식 앱 Robinhood를 만들었다. 이들은 2012년 뉴욕에서 일하며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에 참석하는 동안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부유한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전설적인 중세의 무법자 Robinhood의 이름을 따서 서비스를 만든 만큼, 자본주의에 지친 밀레니얼 세대들을 위해  금융 시장에 대한 접근 비용을 낮춤으로써 ‘모두를 위한 금융의 민주화(democratize finance for all)’를 실현하겠다는 미션을 강조했다. 즉, 금융자본가나 부유한 사람을 더욱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같은 평범한 모든 사람을 돕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거래수수료가 없고, 최소 요구 잔액을 없앤 Robinhood의 혁신은, 당시만 해도 E-Trade나 TD Ameritrade 등 경쟁사들이 수수료 등으로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던 터라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었다.

이후 2019년 9월, TD Ameritrade, Charles Schwab, E-Trade 등이 거래 수수료 무료를 선언했는데, 이는 곧 골리앗이 다윗에게 항복한 것을 의미한다. 이후 몇 달 뒤 Merrill Lynch와 Wells Fargo 의 브로커리지 사업부들 역시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했는데, 종전의 수익원이 사라지게 됨에 따라 이들의 주식은 급락했고 결국 지난해 4분기 Charles Schwab과 TD Ameritrade의 인수합병(260억 달러 규모)이 체결되었고, 위기에 몰린 E-Trade는 올해 2월 Morgan Stanley에 인수(130억 달러)되었다.

이러한 이벤트들을 통해 미루어 짐작해보면, Robinhood가 상장하거나 인수되면 2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VC들의 움직임이 바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Robinhood가 시작한 수수료 없는 거래는 이제 TD Ameritrade, Fidelity, Schwab, Vanguard, Merrill Lynch 등에서 표준이 되었지만, 이들이 결코 시도할 수 없는 일을 Robinhood가 해 낸 것이다. Robinhood는 여러 세대에 걸쳐 증권 중개인들을 먹여 살리고 월가의 중개회사들의 재정적 기반이 되어 준 거래 수수료 수익을 제거한 것이다.

 

2. 전통적인 주식 중개 플랫폼을 넘어서는, 전례없는 성장을 보여준 Robinhood의 실적

  • 고객 지표

#1. 지난 5월, 2020년 들어 3백만 개의 계좌가 신설되었다고 발표. 신규 고객의 절반이 생애 최초 투자자(first-time investors)임

#2. Robinhood는 8월 기준 1,300만 개 이상의 등록 고객 계좌를 확보함. 이는 지난 49년 동안 1,400만 개 계좌를 확보한 Charles Schwab과 유사한 수준이며, 600만 계좌를 보유한 E-Trade의 두배 이상에 해당함

#3. Robinhood 유저들의 평균 나이는 31세

#4. 2분기 일일 거래가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거래량 측면에서 상위 3일(three most active trading days) 모두 6월에 발생했음

#5. 6월 기준, 일일평균거래건수(DART, daily average revenue trades)는 431만 건임. Robinhood가 DARTs라는 데이터를 처음 공개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자택격리 기간 동안 온라인 주식거래가 활발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임

최근 Robinhood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경쟁사들을 넘어서는, DARTs(daily average revenue trades)라는 새로운 고객 활동 지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Robinhood는 DARTs가 지난 6월 기준으로 431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경쟁사인 E-Trade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으로, 타 중개 서비스를 훨씬 웃도는 실적이라고 한다. 물론 Robinhood 측에서 정기적으로 DARTs를 공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DART는 브로커리지 산업에서 쓰이는 지표로, 전통적으로 커미션이나 수수료를 발생시킨 일일평균 거래를 의미함. 그러나 2019년 제로 커미션이 표준으로 부상함에 따라, commission-free trades도 포함하도록 DART의 정의를 확대함)

Bloomberg Intelligence 측의 Market Structure Research 수장인 Larry Tabb은 설립된지 7년된 신생 기업이 70년대 설립된 TD Ameritrade을 추월했다는 것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라며, 작은 화면의 모바일 스크린에서 정보를 분석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고 분석했다.

 

  • ‘PFOF(payment for order flow)’ 수익

이러한 활동 지표보다 더욱 주목되는 수치는 바로 Robinhood의 수익모델로 알려진 ‘PFOF(payment for order flow)’수익이다. Robinhood가 제출한 2분기 규제 보고서(regulatory filing)에 의하면, PFOF 수익은 1억 8,010만 달러로, 1분기 9,100만 달러 대비 2배 증가한 수준이다.

PFOF는 Robinhood 고객의 매수/매도 주문 실행을 Citadel Securities, Virtu Financial 등 시장 조성자(market maker)에 거래 주문을 넘기는(routing) 데서 발생하는 수익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유저가 Tesla 주식을 매수하면, Robinhood가 해당 주문을 Citadel Securities 등에 넘기고 그 대가로 받는 수수료가 PFOF인 것이다.

Robinhood만 이러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브로커리지도 지난 몇달 동안 주식시장 변동성으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긴 하다. 하기 비교 표에서 보여지듯이, TD Ameritrade의 order flow 수익은 1분기 2억 200만 달러에서 2분기에 3억 2,400만 달러로 급증했으며, E-trade 역시 1분기 약 8,000만 달러에서 2분기 1억 1,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브로커리지 사업자의 PFOF 수익 비교

출처: CNBC

(Note: 최근 SEC 규칙 변경으로 인해, 브로커리지들은 어떻게 거래가 실행되는지 얼마나 많은 자금을 취급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필수로 제공해야 함)

그럼에도 Robinhood 유저가 구매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금융 상품 중에서, 옵션(Option)은 지금까지 회사를 성장시켜 온 중요한 상품으로 꼽힌다. 옵션은 사람들이 미리 정해진 가격(predetermined price)으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복잡한 증권으로, 이익이나 손실 가능성의 폭이 커 일반적인 주식을 거래하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복잡성을 감안할 때 옵션 거래는 오랫동안 가장 정교한 헷지펀드의 영역이었으나, 오늘날 트레이딩 소프트웨어에 통합되어 복잡하고 위험한 거래를 몇번의 클릭만으로 완료할 수 있게 되었다.

위의 CNBC 표를 살펴보면, Robinhood는 1억 8,000만 달러의 PFOF 수익 중에서 1억 1,100만 달러가 옵션에서 창출되었다. 타 사업자들과 비교해보면, 주식과 옵션의 비중이 비슷하거나 옵션거래가 소폭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Robinhood의 경우 옵션 거래 비중이 주식보다 월등히 거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Order flow 수익 외에 Robinhood는 Gold 서비스라고 불리는 프리미엄 섭스크립션으로부터도 수익을 창출한다. 이는 매달 5달러의 비용으로 즉시 예금(instant deposit)과 마진 거래(margin investing)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증권 대출(securities lending)을 지원하기도 한다.

Robinhood의 2020년 1분기 수익 비중

출처: Forbes

한편, Robinhood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50% 증가한 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Forbes 기사 참조)

 

Robinhood를 향한 비판의 지점은?

Robinhood 성공의 비결은 (창업자들이 공개하기를 꺼리는 것이겠지만), 처음부터 PFOF라는 것에 수익성을 걸었다는 점이라고 Forbes 기사는 지적하고 있다. 문제시되는 것은 처음부터 Robinhood가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월가에 판매하면서 이익을 얻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수수료 형태로서 프론트엔드에서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는 대신에, Robinhood는 market maker라고 불리는 Citadel Securities, Two Sigma Securities, 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 Virtu Financial 등 복잡한 대형 quantitative-trading 업체에 고객의 거래를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 것이다. Robinhood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Ken Griffin이 설립한, 월가의 거물 Citadel Securities 를 비롯한 마켓 메이커에 고객의 주문을 판매하여 수익을 극대화해가고 있다. Citadel Securities 등은 스프레드라고 하는, 주식 및 옵션을 사고파는 가격의 차이로 수익을 얻는다. 때문에 Financial Times가 인용한 한 월가의 임원은 Robinhood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는 적과 잠을 자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Robinhood에 대한 첫 VC 투자를 리드하고 이사회 멤버가 된 Index Ventures의 파트너인 Jan Hammer는 젊은 금융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Robinhood의 아이디어에 매료되었는데, 금융위기 이후 금융상품에 많이 관여하지 않았거나 금융세계에 낙담한 새로운 그룹에 도달할 방법에 매료되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Robinhood가 이같이 주문(order flow)을 판매하는 모델을 처음 발명한 것은 아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예를 들어 E-Trade 등 타 브로커리지도 이러한 관행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쟁사와 달리 Robinhood는 각 거래에 대해 고정 금액이 아닌, 거래에 대한 스프레드의 일정 비율을 market maker에 청구한다. 따라서 입찰가와 제안가에 큰 차이가 있을 때 고객을 제외한 모두가 이익을 보는 구조이다. 게다가 Robinhood 의 고객은 소량의 주식을 거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을 움직일 가능성이 적고, 해당 모델을 실행하는 market maker들의 리스크도 낮다.

또한 옵션거래는 Robinhood의 실제 고객, 즉 알고리즘 퀀트 거래자들에게 최고의 거래(prime steak)인데, Piper Sandler의 보고서에 의하면, Robinhood 는 주식 거래의 경우 퀀트로부터 100주당 17센트를 받지만, 옵션 거래의 경우 100주당 58센트를 지급 받는다. 옵션은 주식보다 유동성이 적고 더 높은 스프레드에서 거래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치며…

Free Trading의 선구자인 Robinhood가 시장 파괴적인 혁신으로 VC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VC들이 Robinhood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것이 이해되는 측면이 있지만, Robinhood가 금융의 민주화를 실현시켜 줄 정의로운 영웅인지 아니면 월가에 새로운 고객층을 마련해 주며 금융자본가들의 배를 더욱 불려줄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동시에 일고 있다.

더군다나 공개된 PFOF 실적에서 옵션 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Robinhood에 몰린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위험을 적절히 이해했는지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6월 Robinhood를 이용하던 대학생 투자자가 옵션 트레이딩 실패에 따른 자산 손실로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하는 등, Robinhood 플랫폼의 안전성이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Robinhood 측은 자사 유저의 대부분이 단타 매매자(day trader)가 아니며, ‘매수 후 보유(buy and hold)’하는 경향을 보이며, 고객들이 Robinhood 플랫폼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할수록 매도 포지션을 취하기 보다는 더 많은 주식을 매수한다고도 밝혔다. 또한 리테일 주식 수요에 대한 시간별 업데이트(hourly updates)를 제공하는 Robintrack.net이라는 웹사이트에 대한 데이터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Robintrack.net이 고객 행동을 잘못 해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이트 정보의 기반이 되는 피드 제공을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Robinhood 측은 고객에게 투자 위험을 정확히 인지시키는 노력을 강화하는 등 전반적인 고객 경험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성장의 정점에 있는 Robinhood가 어떤 길을 보여줄지 앞으로 보다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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